"그림 하는 사람 서랍엔 손을 주머니에 넣은 그림이 한가득이야. 손은 보스전이고, 작도가 공략법이지."
제일 그리기 어려운 것
손은 초보가 숨기고 프로가 존중하는 대상이야. 이유는 순전히 밀도야. 손가락 뼈 마디가 열다섯 개에 손바닥까지, 전부 작은 덩어리인데 관절마다 따로 움직여. 게다가 그중 절반쯤은 늘 카메라 쪽이나 반대쪽을 향하고 있지. 주먹만 한 공간에 인물 하나가 통째로 압축된 셈이야. 네가 그릴 어떤 것보다 관절 밀도가 높아. 그러니까 인물한테 필요했던 게 똑같이, 더 많이 필요해. 작도 말이야.
손바닥 상자와 마디 원뿔
손 작도는 인물의 논리를 그대로 작게 줄여서 써. 손바닥 상자가 손의 부피와 면을 잡아. 제일 많이 건너뛰는 단계인데, 이게 있어야 그 뒤가 다 자리를 찾아. 그다음 손가락 뼈 마디 열다섯 개를 각각 끝이 가늘어지는 원뿔로 세워. 검출된 관절에 맞춰 붙이는 작은 덩어리들이지. 부피는 상자로, 마디는 원뿔로. 인물의 흉곽이랑 팔다리에서 본 그 작도 그대로야. 그게 요점이고. 손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밀도만 높아진 같은 문제거든.
패드 훑기
거기까지 가려면 손을 먼저 안정적으로 찾아야 해. 검출은 패드 훑기 방식을 써. 손이 어디 있을 거라고 가정하지 않고 이미지를 훑어서 찾아내고, 21 개 점을 돌려줘. 그리고 그 점들은 여기서도 제안일 뿐이야. 그 위에 손바닥 상자와 마디 원뿔을 씌우는 기하는 결정론적이고. 손도 다른 주제랑 똑같이 제안하고 짓는 구조야. 작고 자기가 자기를 가리고 포즈가 끝없는 대상에 맞춘 검출기를 쓸 뿐이지.
마디마다 눌린 정도를 알려준다
작도는 마디마다 얼마나 눌렸는지를 알려주고, 여기서 제 값을 해. 카메라 쪽으로 말린 손가락은 거의 전부가 눌림이야. 눈으로는 자꾸 원래 길이대로 펴서 그리고 싶어지는, 납작해진 원반 더미지. 마디마다 눌린 정도에 숫자를 붙이면 손 그리기에서 제일 어려운 그 판단이 확인 가능한 값이 돼. 손 작도도 인물과 초상처럼, 네 눈이 아직 못 믿을 그 지점에 엔진이 조명을 비춰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