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있었던 것
빅뱅 뒤 약 38만 년 동안 우주는 원자가 생기기에는 너무 뜨거웠어.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따로 떠다니는 플라스마 상태였지. 우주가 식자 마침내 원자가 나타났지만 거의 두 종류뿐이었어. 수소와 헬륨이야. 약 75%는 H, 24%는 He였고 리튬이 아주 조금 섞여 있었어. 초기 우주는 글자 세 개짜리 알파벳을 가진 셈이야.
그렇다면 주기율표의 나머지 원소는 어디서 왔을까? 별이 만들었어. 별은 거대한 핵융합 용광로야. 중심에서 수소 원자들이 부딪혀 헬륨을 만들고 에너지를 내놓아. 바로 태양을 빛나게 하는 에너지지. 더 큰 별은 헬륨을 융합해 탄소, 산소, 네온, 마그네슘을 만들고, 더 거대한 별은 규소, 황, 칼슘, 철까지 나아가. 우주에서 헬륨보다 무거운 모든 원소는 별 안에서 만들어졌어.
별은 죽어서 우리 안으로 들어와
거대한 별이 연료를 다 쓰면 무너진 뒤 초신성으로 폭발해. 이 폭발은 두 가지 일을 하지. 어떤 원소를 금과 우라늄 너머까지 융합하고, 별이 만든 모든 물질을 우주로 흩뿌려. 그 물질은 수백만 년 동안 떠돌다가 구름으로 모이고 다시 무너져 새 별과 행성을 만들어. 우리 태양계도 그렇게 생겼어.
몸의 탄소, 피의 철, 이의 칼슘을 이루는 원자는 모두 지구가 생기기 수십억 년 전에 죽은 별 안에서 만들어졌어. 칼 세이건은 이를 간결하게 말했지. 우리는 별의 먼지로 만들어졌다. 비유가 아니야. 몸속 원자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하는 글자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이야.
왜 이것이 가장 아름다운 사실 가운데 하나일까
우주에 관한 사실 대부분은 우리와 멀리 떨어진 곳, 아득히 오래된 시간에 있어. 하지만 우리가 죽어 가는 별에서 만들어진 원자들로 이루어져 걸어 다닌다는 사실은 달라. 우리는 별의 중심에서 중력과 열이 +1을 거듭하며 만든 창발 위의 창발, 그 위의 또 다른 창발이야.
교과서에서 보던 납작한 주기율표는 별이 지금껏 만들어 본 것들의 목록이야. 6번 탄소, 8번 산소, 26번 철은 추상적인 칸이 아니라 우리 몸과 피와 호흡이야. 우주가 자기 알파벳으로 우리 안에 문장을 쓰고 있는 거지.
다음 레슨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질문을 던질 거야. 이 알파벳 가운데 생명은 왜 하필 탄소를 바탕으로 삼았을까? 힌트를 주자면 답은 역시 주기율표에서 탄소가 놓인 자리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