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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가 설명해줄게 — 왜 AI 업계는 이제 우주까지 들먹일 수밖에 없는가

KO

피파가 설명해줄게 — 왜 AI 업계는 이제 우주까지 들먹일 수밖에 없는가
전사 · KO

0:01[배경 음악]

0:01요즘 이런 뉴스가 연달아 지나갔어.

0:04구글이 자기네 인공지능 칩을 위성에 실어서 궤도에 올리겠다고 했어.

0:11엔비디아는 우주에서 쓸 계산 장비를 따로 내놨고, 스페이스X는 그걸 통째로 얹은 위성으로 우주의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어.

0:23그리고 이건 그림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인데, 냉장고만 한 위성 하마가 진짜로 궤도에서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켰어.

0:34이런 뉴스를 몇 개 연달아 보면 머릿속에 문장이 하나 저절로 만들어져.

0:41"AI가 하도 잘 나가서 이제 지구가 좁아졌구나."

0:46오늘은 그 문장을 두 번 뒤집을 거야.

0:50첫 번째 뒤집기는 이래.

0:53우주 얘기가 나온다는 건 AI가 넓어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지상에서 막혔다는 신호야.

1:01확장의 소식이 아니라 한계의 소식이라는 거지.

1:06그런데 진짜는 두 번째야.

1:09막혔다는 것조차 이유의 전부가 아니거든.

1:13우주 이야기가 지금 이 순간에 이렇게 자주 나오는 데는 물리학하고는 별로 상관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어.

1:23그리고 그게 이 이야기의 진짜 심장이야.

1:27그 두 번째까지 가려면 먼저 첫 번째를 제대로 밟아야 해.

1:33그러니까 순서대로 갈게.

1:35전기부터.

1:37오늘 우리가 걸어갈 길은 이래.

1:40먼저 단어 하나를 정리해.

1:43하이퍼 스케일러.

1:45뉴스에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오는데 대부분 사람이 엄청 큰 회사라고 알고 있고, 그 이해가 이 이야기 전체를 놓치게 만들어.

1:56그다음 전기로 내려가.

1:59AI 업계가 왜 언제부턴가 계산 성능이 아니라 전기 단위로 말하기 시작했는지.

2:06십 기가와트가 대체 얼마나 되는 건지.

2:10왜 전기는 만드는 것보다 가져오는 게 어려운지.

2:15그리고 열은 어디로 버리는지.

2:19거기까지 가면 더 못 가는 자리가 보여.

2:22그게 보이면 "그럼 우주로 가자"가 나와.

2:26그때 첫 번째 뒤집기를 할 거야.

2:30그리고 우주에 올라가서 아주 단순한 산수를 한번 해볼 거야.

2:36곱셈하고 나눗셈뿐이야.

2:39그 산수가 끝나면 두 번째 뒤집기가 준비돼.

2:43하나만 미리 말해둘게.

2:46오늘 설명 중에는 일부러 뭉뚱그리는 대목이 있어.

2:51이 시리즈에서 늘 하는 얘긴데 눈높이를 맞추려면 덜어내는 수밖에 없어.

2:57태양계처럼 그려놓은 원자 그림이 물리학자 눈에는 틀렸지만 그거 없이 화학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잖아.

3:06오늘도 그렇게 갈 거야.

3:09다만 덜어낸 자리는 덜어냈다고 말할게.

3:14하이퍼 스케일러.

3:16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같은 회사들을 부르는 말이야.

3:22이 단어는 뜯어보면 뜻이 그대로 살아있어.

3:27하이퍼, 스케일, 그리고 사람이나 주체를 뜻하는 러.

3:33하이퍼는 지나치게라는 뜻이고 스케일은 여기서 명사 규모가 아니라 동사야.

3:40시스템의 용량을 늘린다는 뜻의 동사.

3:44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풀면 이래.

3:48말도 안 되는 규모까지 용량을 늘리는 자.

3:52여기서 중요한 건 크다가 아니라 늘릴 수 있다야.

3:57그냥 큰 건 라지 스케일이야.

4:00하이퍼 스케일은 처음부터 계속 늘어날 것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는 뜻이고.

4:07그러니까 이 단어의 진짜 그림은 이거야.

4:11수요가 늘면 늘리고 줄면 줄일 수 있는 회사.

4:16늘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줄이기도 한다는 게 핵심이야.

4:20클라우드를 써본 사람은 알아.

4:23서버를 백 대 띄웠다가 열 대로 줄이고 안 쓰면 아예 영으로 만들 수 있잖아.

4:30그게 클라우드가 파는 물건이야.

4:32필요한 만큼만.

4:35그런데 여기에 이 이야기 전체를 굴리는 함정이 하나 숨어 있어.

4:41서버 백 대를 열 대로 줄이는 건 손님이 하는 일이야.

4:45클릭 한 번이면 돼.

4:48그럼 그 서버가 들어있던 건물은 어떻게 될까?

4:52그대로 있어.

4:54건물도, 그 건물에 전기를 넣어주는 변전 설비도, 냉각탑도, 몇십 년짜리로 맺어놓은 전력 계약도 그대로 있어.

5:05손님이 열 대로 줄였다고 데이터센터가 십분의 일로 작아지지는 않아.

5:11그냥 놀 뿐이야.

5:13그러니까 이 산업의 첫 번째 비대칭은 이거야.

5:18수요는 클릭 한 번에 사라지고 설비는 사라지지 않아.

5:23이게 왜 중요하냐면 하이퍼 스케일러가 파는 필요한 만큼만이라는 상품이 공짜로 생기는 게 아니거든.

5:32손님이 아무 때나 늘릴 수 있으려면 회사가 미리 여유 설비를 지어두고 있어야 해.

5:39수천 명의 들쭉날쭉한 수요를 한꺼번에 받아내려면 어쩔 수가 없어.

5:46물론 그 여유가 모든 손님의 열 배를 언제나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야.

5:52실제로 클라우드에서도 원하는 용량이 그 순간 없어서 못 늘리는 일이 생겨.

5:59그래서 용량을 미리 예약해 두는 상품이 따로 있는 거고.

6:04그래도 방향은 분명해.

6:06아무도 안 늘리는 날에도 그 여유는 지어진 채로 서 있어.

6:12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어.

6:15손님이 누리는 유연함은 회사가 대신 떠안은 위험이야.

6:20수요가 예상대로 오면 굉장한 장사지.

6:25안 오면 손님은 그냥 서버를 줄이면 되고, 회사는 노는 데이터센터와 노는 칩을 들고 남는 거고.

6:34이 비대칭이 오늘 이야기의 엔진이야.

6:37뒤에 나올 모든 게 여기서 굴러가.

6:41지어놓은 건 못 줄인다는 것.

6:44그러니까 짓기 전에 미래를 맞춰야 한다는 것.

6:49그리고 그 미래를 크게 부를수록 지금 지어야 할 게 커진다는 것.

6:55자, 그럼 요즘 이 회사들이 짓겠다고 말하는 게 얼마만 한 건지 볼 차례야.

7:01요즘 발표를 보면 이런 표현이 나와.

7:05"10기가와트의 컴퓨팅을 짓겠습니다."

7:09이 말 사실 좀 이상해.

7:12기가와트는 계산량 단위가 아니거든.

7:15전력 단위야.

7:17계산 성능을 말하고 싶으면 플롭스 같은 단위를 쓰는 게 논리적으로 맞아.

7:23초당 몇 번 계산하느냐.

7:27그런데 업계는 언제부턴가 계산 단위를 버리고 전기 단위로 말하기 시작했어.

7:34왜 그랬을까?

7:36이게 오늘 이야기의 첫 번째 진짜 단서야.

7:40이유는 두 가지인데 둘 다 같은 방향을 가리켜.

7:46첫째, 계산 성능.

7:48숫자는 금방 늙어.

7:51같은 건물, 같은 전기를 쓰면서도 안에 들어가는 칩이 세대를 갈면 성능이 몇 배가 돼.

7:59게다가 계산을 어떤 정밀도로 하느냐, 메모리가 받쳐주느냐, 칩끼리 얼마나 빨리 얘기하느냐에 따라서도 실제 성능이 크게 달라져.

8:10그러니까 "이 데이터센터는 몇 플롭스짜리다."라는 문장은 몇 년만 지나도 의미가 없어져.

8:19둘째, 이게 더 중요한데 진짜 막히는 자리가 칩이 아니라 전기로 옮겨갔어.

8:27그래서 이렇게 이해하면 돼.

8:30기가와트는 그 시설이 얼마나 계산하느냐가 아니라 그 시설이 전력망에서 얼마나 굵게 전기를 빨아올릴 수 있느냐를 말해.

8:40나는 이걸 전기 빨대라고 부를게.

8:44굵기가 정해져 있고, 한 번 정해지면 쉽게 못 바꾸는 빨대.

8:50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걸 하나 정리하고 갈게.

8:54와트는 순간의 값이야.

8:57초당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흐르느냐.

9:00그러니까 기가와트는 양이 아니라 속도야.

9:05자동차로 치면 시속 100킬로미터 같은 거지.

9:09거기에 시간을 곱해야 비로소 양이 나와.

9:13시속 100킬로미터로 2시간 달리면 200킬로미터인 것처럼 10기가와트로 1시간 돌리면 10기가와트시가 되는 거야.

9:23이 구분이 왜 필요하냐면 다음 계단에서 그 곱셈을 할 거거든.

9:2910기가와트짜리 시설이 1년 내내 쉬지 않고 돌아간다고 해보자.

9:35시간을 곱하면 돼.

9:3710기가와트 곱하기 하루 24시간 곱하기 365일.

9:4387.6테라와트시가 나와.

9:47이 숫자만 보면 아무 느낌이 없지.

9:50그러니까 옆에 놓고 볼 게 필요해.

9:54한국이 1년에 쓰는 전기가 대략 550테라와트시 규모야.

9:59공장, 사무실, 상점, 가정 전부 합쳐서.

10:04그러니까 10기가와트짜리 AI 단지 하나가 1년 내내 꽉 돌면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1년 동안 쓰는 전기의 대략 6분의 1을 혼자 먹는 거야.

10:17단지 하나가.

10:20이 비교에는 조건이 붙어 있어.

10:22회사들이 발표하는 기가와트 숫자가 반드시 24시간 365일 실제로 그만큼 쓴다는 뜻은 아니거든.

10:32계획 용량일 수도 있고 계약해둔 용량일 수도 있어.

10:37그러니까 저 6분의 1은 그 시설이 진짜로 꽉 돌 때의 숫자야.

10:43다만 업계가 지금 말하는 방향은 분명히 그쪽이고.

10:48세계 단위로 보면 국제에너지기구가 계산해둔 게 있어.

10:53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2030년에 쓰게 될 전기가 945테라와트시.

11:01기구가 직접 붙여놓은 비교가 이거야.

11:04일본이라는 나라가 지금 1년에 쓰는 전기 전체.

11:09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규모는 이래.

11:13산업 하나가 아니라 나라 하나짜리 전기를 새로 만들어서 어딘가에 꽂는 일.

11:20그런데 나라 단위 비교는 여전히 좀 멀지.

11:25손에 잡히는 걸로 한 번 더 바꿔볼게.

11:28이건 그냥 나눗셈이라 직접 확인해 봐도 돼.

11:331기가와트는 10억 와트야.

11:361킬로와트짜리 전기히터로 치면 100만 대야.

11:40100만 대를 동시에 켜놓은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거지.

11:45100와트 전구로 바꾸면 1천만 개고.

11:48그게 1기가와트야.

11:51지금 얘기하는 건 그것의 10배, 그리고 발표에 따라서는 100배고.

11:58그러니까 데이터센터라는 말에서 서버실을 떠올리면 규모를 완전히 놓쳐.

12:05이건 건물 이야기가 아니라 발전소와 송전탑과 변전소가 딸려 있는 산업단지 이야기야.

12:13계산하는 공장이 아니라 계산하려고 전기를 먹는 공장.

12:19여기서 대부분 사람이 한 번 미끄러져.

12:23전기가 모자란다는 말을 들으면 발전소를 더 지으면 되겠네 하고 생각하거든.

12:29그런데 문제는 총량이 아니라 위치야.

12:34나라 전체의 여유 전력이 10기가와트 남아 있어도 그 전기를 특정 부지 한 곳으로 끌어오지 못하면 그 부지에서는 없는 거나 똑같아.

12:45전기 빨대는 꽂는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발전소부터 그 자리까지 길이 뚫려 있어야 생기는 거거든.

12:54발전소에서 나온 전기는 송전선을 타고 변전소를 거치고 변압기에서 몇 단계에 걸쳐 전압을 낮춰서 그제야 서버 앞까지 와.

13:05이 사슬에서 한 군데만 좁아도 10기가와트는 안 들어와.

13:10그리고 여기서 정말 헷갈리는 단어가 하나 나와.

13:14변압기.

13:15영어로 트랜스포머야.

13:18AI 얘기하다가 트랜스포머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그 트랜스포머를 떠올려.

13:25요즘 모델들이 다 쓰는 그 구조 말이야.

13:29그런데 아니야.

13:30전력망에 들어가는 쇳덩어리 부품.

13:33전압을 바꿔주는 그 변압기야.

13:36이름이 같아서 생긴 오해인데 이 오해가 사실 상징적이야.

13:42AI 이야기인 줄 알았던 게 어느새 전기 이야기가 돼 있는 거지.

13:48그러면 왜 이게 그렇게 오래 걸릴까?

13:51칩은 돈이 있으면 주문할 수 있어.

13:54그런데 송전선을 새로 깔고 변전소를 짓고 대형 변압기를 제작하고 발전원을 확보하고 계통 연결 승인을 받고 땅과 인허가를 처리하는 건 전부 물리 세계의 시간을 타.

14:09소프트웨어처럼 숫자에 열 곱하기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야.

14:15여기서 이 산업의 두 번째 비대칭이 나와.

14:19계산은 소프트웨어 속도로 커지고 전력망은 토목 속도로 커져.

14:25두 그래프가 아예 다른 시간축 위에 있는 거야.

14:29그래서 10기가와트를 짓겠다는 발표를 볼 때 물어야 할 질문은 칩을 몇 장 사느냐가 아니라 이거야.

14:38그 전기 어디서 어떤 길로 가져올 건데.

14:42전기를 가져왔다고 끝이 아니야.

14:45넣은 전기는 어디로 갈까?

14:48서버에 들어간 전기는 거의 전부 열이 돼.

14:52계산은 하지만 에너지로 보면 그냥 전기를 열로 바꾸는 기계야.

14:58그러니까 10기가와트를 먹는 시설은 10기가와트짜리 난로이기도 해.

15:04그 열을 계속 어딘가로 버려야 서버가 안 죽어.

15:09버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야.

15:12하나는 물이야.

15:14물을 증발시키면 열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가져가.

15:18대신 그 물은 지역에서 끌어와야 하고, 그 지역의 사람과 농업과 공장이 쓰던 물이야.

15:26다른 하나는 공기야.

15:29물을 안 쓰고 기계적으로 식히는 거지.

15:32물 문제는 사라져.

15:34대신 설비가 커지고 전기를 더 먹어.

15:38숫자를 하나만 넣어볼게.

15:41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자기네 데이터센터 평균 물 사용 효율이 킬로와트시당 0.3리터야.

15:49업계에서 잘하는 축에 드는 숫자고 2021년에 0.49리터에서 개선한 값이야.

15:5710기가와트가 1년 내내 돌면 876억 킬로와트시라고 했지.

16:03거기에 0.3리터를 곱하면 연간 약 263억 미터.

16:09하루로 나누면 약 7200만 리터야.

16:14올림픽 규격 수영장 하나가 250만 리터니까 하루에 29개쯤.

16:20효율이 좋은 쪽 숫자로 계산해서 그래.

16:23이게 왜 중요하냐면 여기서 오늘 계속 반복될 모양이 처음 나오거든.

16:30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자리를 옮겨.

16:33이건 내 해석이 아니라 업계가 자기 문서에 써놓은 말이야.

16:39마이크로소프트는 물을 거의 안 쓰는 폐쇄 순환 방식을 개발했고, 2027년 말부터 가동되는 새 데이터센터에 적용한다고 밝혔는데 같은 설명에서 이렇게 덧붙였어.

16:53증발식을 기계식으로 바꾸면 전력 효율 지표가 나빠진다고.

16:59물을 아낀 만큼 전기 쪽으로 넘어간다는 걸 자기 입으로 말한 거야.

17:04그러니까 물을 안 쓰면 되잖아는 답이 아니라 교환이야.

17:10그리고 교환된 쪽은 아까 우리가 본 그 전기고, 그 전기는 아까 본 그 전력망을 타고 와야 하고.

17:19이제 이게 왜 남의 일이 아닌지 얘기할 차례야.

17:24AI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도, 앞으로도 쓸 생각이 없는 사람도 전력망은 같은 걸 써.

17:32데이터센터가 몇 기가와트씩 새 부하를 얹으면 발전 설비만 늘리는 게 아니라 송전선, 변전소, 변압기, 예비 전력, 배전망까지 다 늘려야 해.

17:45그런데 전력 산업은 상당 부분이 규제 받는 공공 인프라야.

17:50그 투자비가 요금 산정의 기초에 들어가면 수십 년에 걸쳐 모든 전기 사용자의 요금으로 회수될 수 있어.

17:59이게 그냥 걱정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어.

18:03미국 버지니아주 규제위원회가 대형 데이터센터를 아예 별도의 요금군으로 떼어냈어.

18:1125MW 이상을 쓰는 고객을 따로 묶은 새 요금제고 2027년 1월 1일부터 발효돼.

18:19조건이 꽤 세.

18:2114년짜리 계약을 맺어야 하고 계약해둔 송배전 수요의 최소 85%, 발전 수요의 60%는 실제로 덜 쓰더라도 내야 해.

18:33데이터센터를 결국 안 짓게 되더라도 내야 하고.

18:36규제위원회가 밝힌 이유가 아주 노골적이야.

18:39데이터센터 때문에 생긴 비용이 다른 고객에게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

18:44그러니까 이렇게 물으면 돼.

18:46그런 전가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면 왜 굳이 법으로 막고 있겠어?

18:51그리고 전기요금에서 끝나지도 않아.

18:54전기는 거의 모든 산업의 재료거든.

18:56공장 생산비, 냉장 비용, 상점 운영비, 물류비, 물처리 비용에 다 얹혀.

19:02그래서 이건 환경 문제로만 보면 본질을 놓쳐.

19:05경제적으로 보면 이건 같은 자원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야.

19:09희소한 자원의 수요 곡선을 누가 밀어올렸고, 그 비용을 누가 내느냐의 문제.

19:15여기까지가 지상의 이야기야.

19:17이제 천장을 볼 차례야.

19:19지금까지 나온 걸 사슬로 세어보면 이래.

19:21칩, 그다음 전기, 그다음 전력망, 그다음 열, 그다음 물, 그다음 땅, 그다음 인허가.

19:29처음에는 칩이 병목이었어.

19:31칩만 구하면 되는 줄 알았지.

19:33그런데 규모가 커질수록 병목이 칩 바깥으로 계속 밀려났어.

19:38그리고 밀려난 자리에 있는 것들은 반도체처럼 안 커.

19:41반도체는 몇 년 만에 성능이 몇 배가 되는 게 정상인 세계지만 송전선이나 변압기나 상수원은 그런 식으로 안 움직여.

19:50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런 질문이 나오기 시작해.

19:5310GW까지는 알겠어.

19:55그다음 20GW는 어디에 지을 건데?

19:5850은?

19:59100은?

20:00빨대를 더 굵게 하는 게 아니라 빨대를 꽂을 자리가 남아 있느냐의 문제로 바뀌는 거야.

20:05이걸 눈으로 보고 싶으면 국제에너지기구가 정리한 문장 하나면 충분해.

20:10미국에서 2030년까지 늘어나는 전력 수요의 거의 절반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거라는 것.

20:16그리고 그때가 되면 미국 데이터센터가 알루미늄, 철강, 시멘트, 화학을 전부 합친 것보다 전기를 더 쓰게 된다는 것.

20:25이게 천장이야.

20:26아직 부딪힌 건 아니지만 이제 그래프에 선을 그을 수 있게 된 거지.

20:31여기까지는 되고 그다음부터는 어렵다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이 보이기 시작한 거야.

20:37천장이 보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20:39두 가지 중 하나야.

20:40천장을 인정하거나 천장 뒤에 뭔가를 붙이거나.

20:44이제 우주가 등장해.

20:46논리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 보면 이래.

20:49계산을 더 늘리고 싶다.

20:50칩은 계속 만들 수 있다.

20:52그런데 기가와트 단위 전기가 필요하다.

20:55발전과 송전과 변전과 인허가가 못 따라온다.

20:58그럼 전력망이 없는 곳으로 가자.

21:01우주.

21:01이 순서를 한 번 보고 나면 첫 번째 뒤집기가 저절로 돼.

21:05우주가 갑자기 AI의 유리에서 발견된 게 아니야.

21:09지상이 얼마나 막혔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탈출구로 등장한 거야.

21:14실제로 지금 뭐가 진행 중인지 정확히 짚고 갈게.

21:17이 대목은 회사마다 온도가 다르거든.

21:20구글은 프로젝트 성케처라는 이름으로 자기네 인공지능 칩을 실은 시험 위성 2기를 2027년 초에 올릴 계획이야.

21:28구글은 이걸 연구용 문샷이라고 부르고 경제성이 맞는 시점은 2035년쯤으로 자체 추정하고 있어.

21:35엔비디아는 우주에서 쓸 계산 모듈을 내놓고 궤도 데이터센터를 공식 용도로 넣었어.

21:41칩을 파는 쪽이니까 새 시장이 열리는 게 당연히 유리하지.

21:45스페이스X는 가장 구체적이야.

21:47스타마인드 AI1이라는 위성을 설계했고, 엔비디아 레갈 랙을 통째로 하나 얹어.

21:53평균 175KW, 최대 250KW짜리 계산 장비야.

21:58그리고 이건 이미 벌어진 일인데 스타클라우드라는 회사가 2025년 11월에 냉장고만 한 60kg짜리 위성에 엔비디아 칩 한 장을 실어 올렸고, 그해 12월에 궤도에서 언어 모델을 학습시켰어.

22:13우주에서 언어 모델을 학습시킨 최초 사례야.

22:16그러니까 우주 데이터센터는 공상과학이다는 정확한 말이 아니야.

22:20가장 느슨한 의미의 시제품은 이미 존재해.

22:24문제는 그 시제품이 무엇의 시제품이냐는 거야.

22:27궤도에 칩 한 장을 올려서 돌리는 것과 지상의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대체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야.

22:34미국 회계감사원이 2026년 4월에 이걸 평가했어.

22:38결론이 두 줄이야.

22:40대형 AI 학습용 궤도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태양전지판은 지금까지 우주에서 조립된 어떤 것보다도 커야 하고, 그 규모의 냉각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

22:51그리고 일부 데이터센터 위성 배치는 2030년대 중반을 보고 있다는 것.

22:57여기서 냉각 얘기를 조금 해야 해.

23:00직관이 정반대로 작동하는 대목이거든.

23:04"우주는 차가우니까 냉각이 쉽겠네."라고 생각하기 쉬워.

23:09그런데 반대야.

23:11식힌다는 건 열을 다른 물질에 넘긴다는 뜻이거든.

23:16지상에서는 공기나 물이 그 물질이야.

23:20열이 공기로 옮겨가고 공기가 흘러가면서 열을 데리고 가.

23:25그런데 진공에는 옮겨줄 물질이 없어.

23:29그러니까 열을 넘길 상대가 없어.

23:32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야.

23:35복사.

23:36빛으로 내보내는 것.

23:38복사만으로 기가와트급 폐열을 버리려면 어마어마한 면적이 필요해.

23:44그래서 스페이스X가 공개한 위성 설계를 보면 태양전지판이 75m인데 복사 냉각 패널이 30m야.

23:53액체를 순환시키는 전개형 라디에이터만 160제곱미터고.

23:58이게 뭘 말해주냐면 우주 데이터센터의 절반은 계산 장비가 아니라 열 버리는 장치라는 거야.

24:07그러니까 지상에서 발전, 송전, 변전, 냉각이 문제였다면 우주에서는 발사 질량, 태양 전지판, 복사 냉각, 통신, 그리고 고장난 걸 어떻게 갈아끼우느냐가 문제가 돼.

24:22우주에서는 전력망에 줄을 대는 문제가 사라져.

24:26대신 전기 빨대를 위성마다 직접 만들어서 올려야 해.

24:31태양빛은 공짜지만 그걸 전기로 바꾸는 판은 공짜가 아니거든.

24:37그리고 그 판이 지금까지 우주에서 조립된 어떤 것보다 커야 한다는 게 방금 그 평가였고.

24:45그러니까 넣는 쪽이 쉬워진 게 아니야.

24:48넣는 쪽도 버리는 쪽도 통째로 짊어지고 올라간 거지.

24:53아까 그 모양이 또 나왔지.

24:56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자리를 옮겨.

25:00이제 곱셈하고 나눗셈만 해볼게.

25:03어려운 건 하나도 안 나와.

25:06스페이스X가 공개한 위성 한 개의 평균 계산 전력이 백칠십오 킬로와트야.

25:12그럼 백 기가와트를 궤도에 만들려면 몇 기가 필요할까?

25:18백 기가와트는 일억 킬로와트야.

25:21일억을 백칠십오로 나누면 약 오십칠만이 나와.

25:25오십칠만 기.

25:27그리고 이건 장난감 위성이 아니야.

25:30아까 말했지.

25:31태양 전지판이 칠십오 미터짜리야.

25:35축구장 길이의 절반이 넘는 구조물이 하나씩 펼쳐지는 거고 그게 오십칠만 개야.

25:42산수를 한 번 더 해볼게.

25:45스페이스X가 같이 공개한 효율이 톤당 칠십오 킬로와트야.

25:50일억 킬로와트를 칠십오로 나누면 약 백삼십삼만이 나와.

25:56백삼십삼만 톤.

25:58그걸 만들고 발사장으로 옮기고, 로켓을 만들고, 연료를 만들고, 쏘아 올리고, 궤도에 배치하고, 서로 연결하고, 고장난 걸 교체하고, 세대가 지난 칩을 계속 갈아줘야 해.

26:13그러면서 지상보다 싸야 하고.

26:16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진짜야.

26:19이 숫자는 내가 만든 게 아니거든.

26:22스페이스X가 상장하면서 낸 공식 서류에 자기들이 적어놨어.

26:28목표는 연간 백 기가와트를 궤도에 배치하는 것.

26:33자기들 가정으로 톤당 백 킬로와트가 넘는 계산 장비를 싣는다고 치면 필요한 건 일 년에 약 백만 톤, 그리고 일 년에 수천 번의 발사.

26:45일 년에 백만 톤.

26:47그럼 지금은 얼마나 올리고 있을까?

26:502025년에 스페이스X가 궤도에 올린 총 질량이 이천사백십삼 톤이야.

26:57백육십오 번을 쏴서.

26:59그게 그 해 이위 회사의 서른네 배고, 자기들 전년 기록의 한 배 반이야.

27:06지구에서 제일 많이 쏘는 회사가 사상 최고로 쏜 해에 이천사백십삼 톤.

27:13백만을 이천사백십삼으로 나누면 약 사백십이 나와.

27:18사백십 배.

27:20짚고 갈게.

27:22목표도 자기들 숫자고 실적도 자기들 숫자지만 나눗셈은 내가 한 거야.

27:28서류 어디에도 사백십 배라고 적혀있지 않아.

27:32그리고 이건 불가능하다는 증명도 아니야.

27:35그런 증명은 나도 못해.

27:38로켓이 훨씬 커지면 톤당 값이 통째로 달라지니까 저 숫자는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어.

27:46이 숫자가 하는 일은 다른 거야.

27:49지금 출발선이 어디인지를 보여주고 질문을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거지.

27:55누가 몇 년 안에 백 기가와트짜리 궤도 계산 설비가 가능하다고 말하면 반박할 필요가 없어.

28:03그냥 물어보면 돼.

28:05오십칠만 기를 몇 년에 걸쳐 만드는 건데.

28:09연간 몇 기를 만드는 공장이 지금 있어.

28:13연간 몇 톤을 궤도에 올리고 있어.

28:16한 번 발사에 몇 톤이고 일 년에 몇 번 쏘는 건데.

28:21기가와트급 폐열을 얼마만한 라디에이터로 버리는 건데.

28:25그 정보를 넣었을 때 계산 한 단위당 값이 지상보다 얼마나 싼 건데.

28:32여기에 숫자가 들어오면 그건 계산서야.

28:36그런데 답이 이렇게 돌아가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져.

28:40발사 비용이 떨어지면, 제조가 규모를 갖추면, 냉각을 해결하면, 태양광이 충분해지면 그건 계산서가 아니야.

28:53가능성이야.

28:55가능성이 헛소리라는 뜻은 아니야.

28:58연구할 가치는 충분해.

29:01다만 그게 2030년 어느 회사의 실적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들어가는 순간 완전히 다른 물건이 되는 거야.

29:09여기서 한 겹이 더 있어.

29:12대부분의 우주 이야기가 조용히 깔고 가는 전제가 하나 있거든.

29:17전기만 해결하면 우주는 무한한 빈 땅이라는 전제.

29:22그런데 궤도는 빈 땅이 아니야.

29:26먼저 법이 그래.

29:281967년 우주 조약은 우주를 어느 나라도 자기 영토로 삼을 수 없는 영역으로 정해놨어.

29:37민간 기업이 하는 일도 결국 그 나라가 국제적으로 책임을 져.

29:43그러니까 어떤 회사가 좋은 궤도대와 통신 대역을 선점해서 위성 수십만 기를 깔겠다고 하면 중국도, 유럽도, 인도도, 일본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아.

29:57실제로 국제전기통신연합은 주파수와 궤도 자원을 유한한 자원으로 다루고 나라들 사이에 공평하게 배분하려고 조정하고 있어.

30:08그리고 물리적으로도 이미 붐벼.

30:11유럽우주국이 2025년에 집계한 숫자를 보면 지금 추적되고 있는 물체가 약 사만 개.

30:19그중 살아서 일하는 위성이 약 11,000개야.

30:24그런데 일 센티미터가 넘는 파편은 120만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돼.

30:30유럽우주국은 지금 궤도 환경을 아예 유한한 자원이라고 불러.

30:36그리고 이렇게 경고했어.

30:39앞으로 발사를 하나도 안 하더라도 이미 있는 것들끼리 부딪히고 깨지면서 파편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30:48거기에 우리가 아까 계산한 걸 얹는다고 생각해 봐.

30:52십 기가와트면 수만 기, 백 기가와트면 수십만 기.

30:58이건 지금 있는 위성망보다 조금 큰 걸 하나 더 만드는 수준이 아니야.

31:05궤도 환경 자체를 다른 체제로 바꾸는 규모야.

31:10충돌은 접촉 사고가 아니고 저궤도 물체는 초속 칠에서 팔 킬로미터로 움직여.

31:17작은 조각 하나도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져.

31:21그리고 깨지면 그 피해를 그 회사만 먹는 게 아니야.

31:26다른 나라 위성, 위치정보시스템, 기상위성, 과학위성, 사람이 탄 우주선이 전부 같은 환경을 나눠 쓰고 있어.

31:38떨어뜨리는 것도 공짜가 아니야.

31:41미국 회계감사원은 2040년이면 저궤도 위성이 육만기를 넘을 수 있다고 봤는데 수명이 오년쯤이니까 계속 태워서 떨어뜨려야 해.

31:54미국 해양대기청 연구는 그렇게 대기로 들어가는 인공 물질의 양이 자연적으로 들어오는 운석 물질과 맞먹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봤어.

32:05알루미늄 산화물이 상층 대기에 쌓이면 극지방 소용돌이의 풍속이 느려지고 중간권 온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까지 나와 있고.

32:16육만기 이야기야.

32:19우리가 아까 백 기가와트에서 장난처럼 계산했던 숫자는 그것보다 한 자릿수 더 커.

32:27그러니까 정리하면 이래.

32:30지상의 유한한 자원 문제를 풀려고 또 다른 유한한 자원으로 가는 거야.

32:37자, 지금까지 우리가 한 게 뭐였는지 한 발 떨어져서 보자.

32:43전기를 셌어.

32:44전력망을 따라갔어.

32:47열을 어디다 버리는지 봤어.

32:50물을 받고 요금을 받고 궤도의 파편까지 셌어.

32:55위성 오십칠만 기와 백삼십삼만 톤도 계산했고.

33:01전부 엔지니어의 계산서야.

33:03그리고 이 계산서만 보면 결론은 하나로 모여.

33:08우주 데이터센터는 아주 먼 얘기다.

33:12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게 하나 있어.

33:16그걸 발표하는 사람들도 이 계산을 할 줄 알아.

33:20우리보다 훨씬 잘하지.

33:23발사 비용도 알고, 라디에이터 면적도 알고, 회계감사원 보고서도 읽었어.

33:30저 숫자들이 얼마나 먼 얘기인지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이 바로 그 사람들이야.

33:37그런데도 왜 지금 우주 얘기가 이렇게 자주 나올까?

33:43여기가 두 번째 뒤집기야.

33:45이건 계산서 이야기가 아니야.

33:48가격 이야기야.

33:50그리고 이 대목을 이해하려면 성장하는 회사의 주가가 대체 무엇에 붙어 있는지를 알아야 해.

33:58그것만 알면 나머지는 저절로 풀려.

34:03하나만 미리 못 박고 갈게.

34:05여기서부터 하는 얘기는 증명이 아니라 읽기야.

34:10앞에서 한 건 재고 세는 일이었어.

34:14전기를 쟀고 물을 쟀고 질량을 나눴잖아.

34:18여기서부터는 그런 게 없어.

34:21아무도 회의실을 열어서 보여주지 않고 나도 그 안은 못 봐.

34:27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야.

34:30왜 저 이야기가 하필 지금, 하필 저 자리에서 편리한지를 보여주는 것.

34:37편리하다는 게 곧 그래서 그랬다는 뜻은 아니야.

34:42그 둘을 헷갈리면 안 돼.

34:45그러니까 여기서부터는 이렇게 읽을 수 있다로 들어줘.

34:51회사 주식에는 멀티플이라는 게 붙어.

34:54이익이나 매출 대비 몇 배로 거래되느냐를 말하는 배수야.

35:00빵집을 예로 들어볼게.

35:03매년 일억을 버는 빵집이 있어.

35:06이 빵집이 앞으로도 계속 일억쯤 벌 것 같으면 사람들은 여기에 몇 배쯤 쳐줘.

35:14그런데 이 빵집이 매년 두 배씩 커지고 있으면 훨씬 높은 배수를 쳐줘.

35:20지금 버는 일억이 아니라 앞으로 벌 돈을 사는 거니까.

35:26여기까지는 상식이야.

35:28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그다음이야.

35:31높은 배수가 붙은 회사에서 시장이 실제로 보는 건 매출이 커지느냐가 아니야.

35:37이미 커지는 건 알거든.

35:40시장이 보는 건 두 가지야.

35:43하나는 그 속도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느냐.

35:47이걸 성장 지속 기간이라고 해.

35:50다른 하나는 그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느냐, 느려지고 있느냐야.

35:56시장에서는 이걸 성장의 가속도라고 불러.

36:00이게 왜 무섭냐면 매출이 사상 최고를 계속 갱신하는 중에도 이 두 번째 값이 먼저 꺾일 수 있거든.

36:09숫자로 보면 바로 보여.

36:12매출이 백에서 백육십으로, 이백사십으로, 삼백삼십으로, 사백이십으로 간다고 해보자.

36:20매년 사상 최고야.

36:22회사는 계속 커지고 있어.

36:25그런데 성장률을 보면 이래.

36:29육십 퍼센트, 오십 퍼센트, 삼십칠 퍼센트, 이십칠 퍼센트.

36:35계속 커지는데 속도는 내려오고 있어.

36:39그리고 높은 배수는 매출이 아니라 이 속도에 붙어 있었단 말이지.

36:45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져.

36:47매출 곡선은 위로 가는데 주가는 먼저 무너지는 것.

36:52이걸 알고 나면 이 산업이 왜 그렇게 큰 숫자를 계속 말해야 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해.

37:00십 기가와트라고 말하면 다음엔 이십을 말해야 하고, 이십 다음엔 오십을 말해야 해.

37:08숫자가 커져서가 아니라 커지는 속도가 유지된다는 걸 계속 보여줘야 하니까.

37:15그런데 지상의 변수들은 시간이 갈수록 하나씩 측정 가능해져.

37:21몇 기가와트인지 알 수 있어.

37:24전력망 연결이 언제 되는지 알 수 있어.

37:28변압기 납기가 얼마인지 알 수 있어.

37:32물을 어디서 얼마나 끌어오는지 알 수 있고, 땅값도 알 수 있고, 들어간 돈도 알 수 있고, 그 돈이 얼마나 벌어오는 지도 결국 알 수 있어.

37:44이건 좋은 일 같지.

37:46투명해지는 거니까.

37:49그런데 성장서사 입장에서는 정반대야.

37:53변수가 하나씩 알려질수록 방정식은 닫히는 쪽으로 가.

37:58완전히 닫히지는 않아.

38:01수요가 얼마나 늘지, 값이 얼마나 떨어질지, 기술이 어디까지 갈지는 지상에서도 여전히 안개 속이거든.

38:10그런데 적어도 물리 쪽 변수들에는 자꾸 숫자가 붙어.

38:15숫자가 붙는 만큼 계산이 되고, 계산이 되는 만큼 상한이 보이기 시작해.

38:22그리고 상한이 나오는 순간 이런 문장이 가능해져.

38:27"아, 아무리 잘 돼도 대략 여기까지구나." 이 문장이 성립하는 순간 성장주의 가장 비싼 자산이 죽어.

38:37상상력이야.

38:39정확히는 상상할 여지에 붙어 있던 프리미엄.

38:44그러니까 이 산업이 두려워하는 건 나쁜 소식이 아니야.

38:49계산 가능해지는 것 자체야.

38:52여기서 한 경만 더 들어가면 이 산업이 놓인 자리가 얼마나 좁은지가 보여.

38:59지금의 AI 인프라 이야기가 성립하려면 두 가지가 동시에 참이어야 해.

39:05첫째, AI는 충분히 비싸고 계산을 많이 잡아먹어야 해.

39:11그래야 칩이 계속 팔리고 기가와트가 계속 늘어나지.

39:17둘째, 동시에 AI는 충분히 싸고 유용해야 해.

39:22그래야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그 돈이 저 어마어마한 설비를 갚지.

39:29그런데 이 둘은 서로 당겨.

39:33너무 비싸면 사람들이 안 사.

39:36그러면 지어놓은 설비를 갚을 돈이 안 들어와.

39:40그럼 반대로 아주 싸지면 되나?

39:43여기가 진짜 재미있는 대목이야.

39:47계산 한 번의 값이 확 떨어진다는 건 같은 데이터센터가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거든.

39:55그러면 어느 시점부터는 새 데이터센터를 지금처럼 미친 속도로 지어야 할 이유가 약해져.

40:04잘하면 이미 지어놓은 것도 남아돌고.

40:08그러니까 AI가 정말 잘 되는 길과 AI 인프라에 지금 돈을 넣은 사람이 잘 되는 길이 서로 다를 수 있어.

40:18여기서 흔히 나오는 반박이 하나 있어.

40:22값이 십 분의 일이 되면 사람들이 백 배 더 쓸 테니 총량은 오히려 는다는 거야.

40:30실제로 그럴 수 있어.

40:32그러면 데이터센터는 더 필요해지고 지금 지은 것도 안 남아돌아.

40:38나는 이게 틀렸다고 말할 생각이 없어.

40:42다만 그 경우에도 따라오는 게 하나 있어.

40:46희소하지 않은 물건은 비싸게 못 팔거든.

40:50총량이 늘어도 한 단위에서 뽑던 이익은 얇아질 수 있어.

40:56그러니까 이건 어느 쪽이 이긴다는 얘기가 아니야.

41:01두 갈래가 서로 다른 그림이라는 얘기지.

41:05그래서 재미있는 게 하나 있어.

41:08같은 산업이 상대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해.

41:12기술을 설명할 때는 효율이 얼마나 빨리 좋아지는지를 말해.

41:18투자를 설명할 때는 자원이 얼마나 끝없이 필요한지를 말하고.

41:24둘 다 사실일 수 있어.

41:27값이 떨어지는 것보다 쓰는 양이 더 빨리 늘면 두 이야기는 한 그림 안에서 만나.

41:34그럴 수도 있어.

41:36나는 그게 아니라고 말할 근거가 없어.

41:40다만 정말로 만나는지는 숫자가 나와야 알 수 있는 일이야.

41:46그리고 그 숫자는 아직 안 나왔어.

41:50그러면 그 사이는 뭐가 메우고 있을까?

41:54방정식의 오른쪽 끝을 열어두는 거야.

41:57이제 아까 그 질문으로 돌아가자.

42:00계산할 줄 아는 사람들이 왜 계산이 안 되는 얘기를 하느냐.

42:06증명은 못해.

42:08누구 머릿속을 열어볼 수는 없으니까.

42:11대신 이렇게 읽을 수는 있어.

42:15먼저 오해를 하나 치우고 갈게.

42:18우주 쪽에 숫자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 아까 봤잖아.

42:23연간 백만 톤 수천 번의 발사.

42:262028년부터 배치.

42:29숫자는 다 적혀 있어.

42:32그리고 하나 더 치울게.

42:34우주가 특별히 못 미더운 종류라서도 아니야.

42:38지상의 계획도 밀리고 아직 삽 안 뜬 숫자는 지상에서도 얼마든지 움직여.

42:46나는 우주 편과 지상 편을 나누려는 게 아니야.

42:50내가 말하려는 건 훨씬 단순해.

42:54지금 확인할 수 없는 먼 미래의 양을 성장 방정식에 넣으면 오른쪽 끝을 못 박을 수가 없어.

43:03그 양이 뭔지는 상관없어.

43:06우주여도 되고 신대륙이어도 되고 아직 이름도 없는 무엇이어도 돼.

43:12조건은 하나뿐이야.

43:14지금은 확인할 수 없을 것.

43:18성장 방정식을 이렇게 써보자.

43:22성장은 지구의 용량만큼.

43:26여기까지는 이제 숫자를 넣을 수 있어.

43:29상한이 있어.

43:31그런데 뒤에 한 단어를 붙여.

43:34더하기 우주.

43:37그러면 방정식이 이렇게 돼.

43:40성장은 지구의 용량 더하기 물음표.

43:45그리고 이 물음표에는 지금 당장 어떤 숫자도 못 박을 수가 없어.

43:51백 기가와트일 수도 있고 일 테라와트일 수도 있어.

43:562035년일 수도 있고 2045년일 수도 있어.

44:01달일 수도 있고 아직 발명되지 않은 냉각 방식일 수도 있고.

44:07그래서 오른쪽 끝이 다시 열려.

44:11여기서 이 이야기의 핵심 문장이 나와.

44:15중요한 건 우주가 아니야.

44:18물음표야.

44:19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 우주가 앉아 있는 거고.

44:24헷갈리지 않게 정리할게.

44:27규모는 나왔어.

44:28백만 톤.

44:30궤도가 무한하지 않다는 것도 봤고 연도까지 적혀 있어.

44:352028년.

44:38적혀 있는 건 목표지 실적이 아니야.

44:41작년에 2413톤을 올렸다는 사실이 저 목표를 반박하는 것도 아니고 확인해 주는 것도 아니야.

44:50확인은 그 해가 와봐야 되는 거니까.

44:54그런데 여기서 크게 오해하기 쉬운 게 하나 있어.

44:58저 숫자를 그대로 계산기에 넣는 게 아니야.

45:02그리고 이건 정교한 공식이 누굴 속이는 이야기도 아니야.

45:08올라타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숫자는 깎여서 보이지 않아.

45:13오히려 부풀려 보기 쉬워져.

45:16그런 자리에서는 공식이 어떻게 포장됐든 별로 상관이 없어.

45:22설득은 계산이 하는 게 아니거든.

45:25그러니까 저 숫자가 실제로 하는 일을 보려면 숫자 자체가 아니라 다른 데를 봐야 해.

45:33아까 배수 얘기 기억나?

45:36높은 배수는 매출에 붙는 게 아니라 그 속도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느냐에 붙는다고 했잖아.

45:43그래서 값이 무너지는 길은 하나가 아니야.

45:47성장률이 꺾여도 무너져.

45:50그건 아까 표에서 봤고.

45:53그리고 선이 그어져도 무너져.

45:56"아, 여기까지구나." 하는 그 순간에.

46:00저 항목이 하는 일은 계산에 더해지는 게 아니라 그 선을 못 긋게 하는 거야.

46:07그리고 더 재미있는 건 우주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성공할 필요조차 없다는 거야.

46:14투기적 서사의 시간축에서는 가능성만 살아있으면 돼.

46:19오년 뒤에는 예상보다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하면 되고, 십년 뒤에는 돌파구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면 되고.

46:29그 사이 물음표는 계속 살아있어.

46:33물음표가 죽는 순간에만 다시 계산을 해야 하니까.

46:38여기까지는 구조 얘기였어.

46:41그럼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있을까?

46:46최근 몇 달 사이에 아주 선명한 사례가 하나 나왔어.

46:51스페이스X가 상장하면서 투자자에게 낸 공식 서류에는 이 위성들의 배치 시점을 빨라야 2028년이라고 적었어.

47:015월이야.

47:03그런데 8월 4일 첫 실적 발표에서는 내년부터 발사를 시작한다고 했고, 8월 24일에는 2027년 사분기라고 못 박았어.

47:15"2028년에 본격 규모"라고 덧붙이면서.

47:20같은 회사, 같은 계획인데 시계가 두 개야.

47:25서류의 시계와 이야기의 시계.

47:29그리고 이야기의 시계가 일년 빨라.

47:33여기서 조심할 게 있어.

47:36이건 거짓말이 아닐 수 있어.

47:39계획은 진짜로 앞당겨질 수 있고, 엔지니어들이 정말 잘하고 있을 수도 있어.

47:46규제 서류는 원래 보수적으로 쓰기도 하고.

47:50그런데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지금 우리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게 핵심이야.

47:58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게 바로 물음표의 정의니까.

48:04그리고 하나만 더.

48:06저 두 시계 중에 주가에 반영되는 건 어느 쪽일까?

48:10이게 새로운 일은 아니야.

48:12아주 오래된 이야기야.

48:15세계 지도가 완성되기 전을 생각해 봐.

48:18"저 너머에 뭐가 있지?"라는 물음표가 있었어.

48:23금이 있을 수도 있고, 형식료가 있을 수도 있고, 땅이 무한할 수도 있고, 새로운 시장이 있을 수도 있고.

48:32모른다는 것 자체가 자산이었던 거야.

48:35그리고 지도가 완성되면서 그 물음표가 하나씩 사라졌지.

48:41지금 AI 인프라도 비슷해.

48:44지구라는 지도가 점점 완성되고 있어.

48:47여기까지가 전력망이고, 여기까지가 발전량이고, 여기까지가 물이고, 여기까지가 경제적으로 지을 수 있는 데이터센터고.

48:58그런데 성장 서사는 지도가 완성되는 걸 싫어해.

49:03그러니까 이 문장이 등장하는 거야.

49:06"지도 밖에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게 신대륙이었고 지금은 우주야.

49:13투자자 피터 린치가 삼십여 년 전에 쓴 논, 농담이 하나 있어.

49:19미국 고속도로마다 이십 마일마다 홀리데이인이 있는데 지브롤터 바위 밑에까지 가서 홀리데이인을 봤다면 그때가 걱정할 때라는 거야.

49:29이 회사가 이제 어디로 더 뻗겠냐고.

49:33그러면서 이렇게 물었어.

49:35"다음은 어디죠?

49:37화성인가요?" 농담이었어.

49:41성장의 활주로가 다 소진됐을 때 사람들이 어디까지 말하게 되는지를 비꼰 거지.

49:48지금 그 농담이 농담이 아니게 됐어.

49:52여기까지 오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어.

49:55그럼 회의실에서 누가 이렇게 말했다는 거야.

49:59"주가 지키려면 우주 얘기를 합시다." 하고.

50:03아니야.

50:04그리고 이게 이 이야기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일지도 몰라.

50:09그런 모의가 전혀 필요 없어.

50:12시장이 알아서 그런 이야기를 골라내거든.

50:16닫힌 이야기는 배수를 죽이고 열린 이야기는 배수를 살려.

50:22그러니까 여러 이야기 중에서 자연스럽게 살아남는 건 "여기까지입니다."가 아니라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쪽이야.

50:32일종의 선택압이지.

50:34그런데 시장이라고 하면 또 기계처럼 들리니까 한 번 더 풀게.

50:40고르는 건 사람이야.

50:42다만 회의실에 모여서 고르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자리에서 고르는 거지.

50:48아까 말했잖아.

50:50설득은 계산이 하는 게 아니라고.

50:53열린 이야기가 살아남는 건 그게 더 잘 만들어져서가 아니라 그걸 원하는 자리가 있어서야.

51:01닫힌 이야기는 굳이 퍼날을 이유가 없고, 열린 이야기는 계속 퍼날라지고.

51:07그러니까 모의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무도 관여 안 한다는 뜻이 아니야.

51:13전부가 조금씩 관여하는데 아무도 지시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51:19그리고 이 두 가지는 동시에 참일 수 있어.

51:23진짜 엔지니어들이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있는 것과 그 연구가 서사로 굉장히 편리하게 작동하는 것, 둘 다 사실일 수 있어.

51:34동기를 밝혀낼 필요도 없어.

51:36아직 영수증이 없는 항목이라는 것만 알면 돼.

51:40영수증이 나오면 그때 계산에 넣으면 되는 거고.

51:44그러는 동안 기술자들은 마음껏 연구하면 되지.

51:49그런데 이 이야기에는 뒷맛이 하나 있어.

51:53경제사학자 카를로타 페레즈가 기술혁명을 세 국면으로 나눈 게 있어.

51:59광풍기, 전환점, 그리고 전개기.

52:04광풍기에는 짓는 사람들이 짓는 사람들을 위해 짓는 일이 벌어져.

52:10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이 깔아버리지.

52:13그러다 전환점에서 그게 무너지고 자본이 크게 파괴돼.

52:19그리고 전개기에는 다음 세대가 그 헐값이 된 인프라 위에서 진짜 혁명을 해.

52:26닷컴 시절 광섬유가 정확히 그랬어.

52:30깔아놓은 회사들은 박살났고, 인터넷은 죽지 않았고, 그 싸진 회선 위에서 다음 세대 기업들이 컸어.

52:39그러니까 이렇게 볼 수도 있어.

52:42AI에 진짜로 필요한 사건은 조 단위 공장이 하나 더 생기는 게 아니라 한 번 크게 과잉 투자를 인정하고 계산 자산 가격이 무너져서 다음 세대가 그걸 헐값에 쓰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52:58그런데 페레즈의 그림에는 뒷맛이 하나 붙어 있어.

53:02광풍기가 길수록 그 위에 쌓이는 게 많아지고 전환점에서 무너질 것도 많아진다는 것.

53:10물음표는 그 광풍기를 늦게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장치고.

53:15우주 이야기 하나가 국면의 길이를 정한다는 뜻은 아니야.

53:20그런 걸 정하는 건 훨씬 많아.

53:23금리도 있고, 실적도 있고, 사고 하나로 분위기가 뒤집히기도 하고.

53:29다만 방향으로는 그쪽으로 작용해.

53:33물음표가 오래 살아있을수록 계산을 미룰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지니까.

53:38정리할게.

53:39우주 데이터센터가 사기라는 얘기가 아니야.

53:42시제품은 이미 궤도에 있고, 연구는 진짜고, 언젠가 될 수도 있어.

53:48그건 기술자들의 질문이고, 그 질문은 정당해.

53:51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그것보다 훨씬 단순해.

53:55우주 이야기가 이 시점에 이렇게 자주 나오는 건 지상의 천장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자백이야.

54:01누가 그렇게 하기로 정했다는 뜻은 아니야.

54:04우주 연구가 진짜라는 것도, 발사가 실제로 싸지고 있다는 것도, 좋은 자리를 먼저 잡아두려는 것도 다 같이 참일 수 있어.

54:14궤도 데이터센터라는 아이디어도 십 년이 넘었어.

54:17그때도 지상의 전기와 냉각을 이유로 들었고, 사업으로 팔린 적도 있어.

54:23새로 나온 생각이 아니야.

54:24내가 확인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야.

54:27지금 그 이야기가 놓여 있는 자리가 지상의 숫자에 상한이 보이기 시작한 자리라는 것.

54:33그러면 우리는 뭘 하면 되냐?

54:36딱 하나만 하면 돼.

54:37숫자를 물어보는 거야.

54:39큰 숫자를 말하는 발표를 봤을 때 다섯 줄만 달라고 하면 돼.

54:44그걸 궤도에 올리는 총 질량과 1년에 올릴 수 있는 양, 그 폐열을 버릴 라디에이터의 크기, 수십만 기가 만들 충돌과 파편의 예산, 궤도와 주파수를 국제사회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

54:58그리고 그 전부를 넣었을 때 계산 한 단위의 값이 지상보다 얼마나 싼가.

55:03답이 숫자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비로소 검산을 시작할 수 있어.

55:08숫자가 있다고 맞는 건 아니야.

55:10가정이 틀렸을 수도 있고, 빠트린 비용이 있을 수도 있어.

55:14그래도 숫자는 따져볼 수가 있잖아.

55:17그게 물음표하고 다른 점이야.

55:19그런데 답이 이렇게 돌아오면, 발사 비용이 떨어지면, 제조가 규모를 갖추면, 국제협력이 발전하면, 전례 없는 규모가 비용을 낮추면 그건 계산서가 아니라 물음표야.

55:32물음표가 나쁜 건 아니야.

55:34연구에는 물음표가 필요해.

55:36다만 물음표를 계산서 자리에 놓는 순간 우리는 뭔가를 계산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믿고 있는 거야.

55:44마지막으로 한 문장만 남길게.

55:46지구가 천장을 드러내니까 우주로 그 천장을 이야기에서 지웠어.

55:51지워진 건 천장이지 한계가 아닌 거고.

55:54오늘은 여기까지야.

55:56다음에 또 설명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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