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함이 위험관리를 대신하지 않는다
1998년 Long-Term Capital Management(LTCM) 위기와 2020~2021년 미국 개인 옵션거래 열풍은 서로 매우 다르다. 하나는 기관의 고레버리지 상대가치 거래였고, 다른 하나는 모바일 중개를 통한 단기 옵션 참여 확대였다. 둘을 묶는 공통점은 옵션 자체보다 레버리지, 유동성, 가정 밖의 경로다.
LTCM — 수렴 전에 버틸 수 있는가
John Meriwether가 1994년 설립한 LTCM에는 Myron Scholes와 Robert Merton을 포함한 저명한 인력이 참여했다. 펀드는 채권과 파생상품 사이의 작은 상대가격 차이가 수렴할 것으로 보고 여러 롱·쇼트 포지션을 큰 레버리지로 운용했다.
1998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과 세계적 위험회피가 닥치자 투자자는 유동성이 높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수렴할 것으로 본 가격 차이는 오히려 벌어졌고, 서로 달라 보이던 포지션이 동시에 손실을 냈다. 담보 요구와 거래상대방 우려가 커지면서 기다릴 능력도 줄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시장 혼란을 우려해 민간 금융기관들의 자본투입 협상을 주선했다. 이는 연준이 세금으로 펀드를 직접 구제했다는 뜻은 아니다.
LTCM을 ‘Black-Scholes 공식 하나가 틀려 무너진 옵션 펀드’로 요약하면 부정확하다. 핵심은 레버리지, 혼잡한 거래, 유동성 증발, 상관관계 변화, 모델이 포착하지 못한 꼬리경로가 결합했다는 점이다.
Robinhood 시대의 개인 옵션거래
2020~2021년에는 모바일 앱, 낮아진 명시적 수수료, 팬데믹 시기의 개인 참여, 밈주식 열풍이 겹치며 단기 옵션거래가 크게 주목받았다. GameStop, AMC, Tesla 같은 종목의 옵션은 방향 노출뿐 아니라 시장조성자의 델타 헤지와 결합해 복잡한 가격 움직임을 만들었다.
여기서 ‘외가격 옵션의 80%가 만기 무가치’ 같은 출처 없는 통계를 일반 법칙으로 쓰면 안 된다. 만기 무가치 비율만으로 매수자의 기대수익도 알 수 없다. 프리미엄 크기, 조기 매도, 이익 분포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개인 투자자가 확인할 구조적 위험은 분명하다.
- 계약승수 때문에 작은 표시가격이 큰 총노출이 될 수 있다.
- 방향을 맞혀도 시간가치 감소와 내재변동성 하락으로 손실이 날 수 있다.
- 호가 차이, 체결 미끄러짐, 조기배정, 증거금이 명시적 수수료 밖의 비용을 만든다.
- 사회관계망에는 큰 승리가 과대표집되어 전체 결과를 왜곡한다.
두 사례를 잇는 위험관리
- 모형 위험: 과거 관계와 분포가 위기에도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 레버리지: 작은 가격오류도 자본에 큰 손실로 바꾼다.
- 유동성: 맞는 결론도 강제청산 전에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
- 상관관계: 분산됐다고 본 포지션이 위기 때 한 거래처럼 움직인다.
좋은 모형은 손실 가능성을 없애지 않는다. 틀렸을 때 살아남을 포지션 크기와 자금조달 구조가 있어야 다음 관측을 기다릴 수 있다.
핵심
LTCM은 고급 수학도 레버리지와 유동성 위험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례다. 개인 옵션거래 열풍은 쉬운 주문 화면이 복잡한 계약을 단순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사례다. 공통 교훈은 ‘맞을 확률’보다 가정이 깨질 때의 손실, 담보, 생존 시간을 먼저 계산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