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기 다음에는 쌓인 양
미분이 ‘지금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가?’를 묻는다면 적분은 ‘그 변화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쌓였는가?’를 물어.
그래프에서 적분은 두 시점 사이의 곡선 아래 면적으로 그릴 수 있어. 이번에도 계산보다 그림이 먼저야.
속도에서 거리로
가로축에 시간, 세로축에 자동차의 속도를 놓아보자. 속도가 시속 60마일로 10분 동안 일정하다면 이동거리는 60 × (10/60) = 10마일이야. 속도라는 높이에 시간이라는 폭을 곱한 직사각형의 면적과 같지.
속도가 계속 바뀌면 하나의 직사각형으로는 구할 수 없어. 시간을 아주 짧게 잘라 각 구간의 ‘속도 × 짧은 시간’을 구한 뒤 모두 더해야 해. 조각을 한없이 얇게 만들었을 때 도달하는 정확한 합이 속도곡선 아래의 면적, 곧 적분이야.
세로축의 높이와 가로축의 폭을 곱한 작은 면적들을 모두 모으면 총 이동거리가 돼. 그래서 적분을 면적으로 보는 거야.
미래 현금흐름을 오늘의 가격으로
채권은 여러 시점에 현금을 줘. 10년 동안 6개월마다 쿠폰을 지급하고 만기에는 액면가를 돌려주는 식이지. 미래에 받는 돈은 오늘의 같은 금액보다 가치가 작으므로 각 지급액을 현재가치로 할인해야 해.
일반 채권처럼 지급시점이 띄엄띄엄 정해져 있으면 할인한 현금흐름을 단순히 더해. 연속적으로 현금이 흐르는 모형이라면 같은 생각이 실제 적분으로 바뀌어. 합과 적분은 각각 이산적인 조각과 연속적인 조각을 모은 친척이야.
트랙 7에서 볼 채권가격식은 이런 모양이야.
P = Σ[시점 t의 현금흐름 / (1+r)^t]
각 시점의 현재가치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더한 값이 오늘의 채권가격이 돼.
현금흐름의 무게중심인 듀레이션
현금흐름이 언제 몰려 있는지도 중요해. 무이표채권은 만기에 한 번 큰 금액을 주므로 현재가치의 무게가 시간축 오른쪽에 몰려. 큰 쿠폰을 일찍 주는 채권은 무게가 더 왼쪽으로 퍼지고.
Macaulay 듀레이션은 각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가중치로 삼아 돈을 받는 시점의 평균을 구한 값이야. 면적 그림으로는 현금흐름의 무게중심이 시간축 어디에 놓였는지 묻는 셈이지.
대체로 돈을 늦게 받을수록 듀레이션이 커지고 금리 변화에 대한 가격 민감도도 높아져. 정확한 계산은 트랙 7에 맡기고 지금은 무게중심의 위치만 기억해.
가져갈 그림
적분은 작은 조각을 모두 더해 전체를 구하는 도구이며, 그래프에서는 곡선 아래 면적으로 보이곤 해. 총 이동거리, 연속 현금흐름, 확률분포로 가중한 기댓값처럼 ‘전체적으로 얼마나 쌓였는가’를 물을 때 나타나. 지급이 띄엄띄엄이면 합을, 연속이면 적분을 쓰지만 생각의 뿌리는 같아.
곡선 아래 면적 네모난 보물상자를 하나 받는 27년 9월 만기의 국민주택1종 채권을 매수 했다. 미분(바람과 흔들림) 만기까지 가는 길에 바람에 흔들리듯 금리가 오르락 내리락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라는 긴 낚시대가 요동치며 빨리 거둬야 할 것 같은 불안함이 생긴다. 이것이 순간의 변화를 측정하는 미분적 흔들림이다. 듀레이션(낚시대의 길이) 듀레이션은 단순히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시점들의 평균 위치인 무게중심을 의미한다. 국민주택1종 채권은 만기에 모든 원리금을 받는다. 무게중심이 곡선 아래 면적으로 오른쪽 끝에 붙어 있다. 낚시대가 길면 더 크게 흔들린다. 적분(보물상자의 면적) 채권 투자의 본질은 적분에 있다. 적분은 그동안 쌓인 모든 것을 합친 전체 면적이다. 중간에 바람이 불어 낚시대가 휘어지고 면적의 모양이 순간 찌그러질 순 있어도 만기 도착지에 가면 약속한 원금과 2.62% 이자라는 면적은 약속한 만큼 채워진다. 도착지에 가면 보물상자 안의 금화는 그대로 있다. 미분은 내가 맘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시장이고 적분은 인내로 얻는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