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보존되지만 퍼져 나가
보존 법칙은 에너지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해. 열역학은 여기에 한 문장을 더해. 에너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퍼져 나가. 뜨거운 커피는 식고, 치우지 않은 방은 더 어질러져. 로켓의 화학 연료는 열과 소리, 조금 더 따뜻해진 대기로 바뀌지. 전체 에너지는 그대로지만 더 많은 입자에 흩어져 각 입자가 나누어 갖는 양은 줄어들어. 우주는 오직 한 방향으로 움직여. 덜 퍼지는 쪽이 아니라 더 퍼지는 쪽이야.
에너지가 얼마나 퍼졌는지를 나타내는 기술적인 이름이 엔트로피야.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닫힌 계에서 엔트로피는 절대로 감소하지 않아. 에너지의 합은 같지만 더 많은 구성 요소로 흩어지는 거지.
왜 이것이 시간의 화살일까
거의 모든 물리 법칙은 시간을 앞으로 돌려도 뒤로 돌려도 똑같이 작동해. F=ma도 시간의 방향을 따지지 않고 운동량 보존도 마찬가지야. 시간의 방향을 구별하는 유일한 법칙이 열역학 제2법칙이야. 엔트로피가 증가하기 때문에 시간에는 화살이 있어. 유리가 깨지는 영상을 거꾸로 보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지. 조각들이 스스로 모여 온전한 유리가 되는 것은 엔트로피가 줄어드는 과정이고, 우주는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으니까.
과거와 미래가 서로 다른 가장 깊은 이유는 에너지가 퍼지는 방향이 한쪽뿐이라는 데 있어. 어제의 엔트로피가 더 낮았기 때문에 기억이 존재하고, 내일의 엔트로피가 더 높을 것이기 때문에 기대가 존재해. 생명은 대부분 태양이라는 외부 에너지원으로 유지되는 일시적이고 국소적인 저엔트로피의 주머니야. 생명도 끝나면 다시 주위에 흡수돼.
생명은 예외처럼 보이지만 예외가 아니야
생명은 정교하게 조직되고 자라며 복제하기 때문에 엔트로피를 줄이는 듯 보여. 하지만 더 큰 전체의 엔트로피를 늘리는 대가로 작은 곳에서만 국소적으로 줄이는 거야. 식물은 질서 있는 햇빛을 받아 자기 몸의 분자를 정리하고, 태양은 그보다 훨씬 큰 엔트로피의 값을 치러. 동물은 식물과 다른 동물을 먹지. 이 사슬의 끝에는 몸이 내보내는 열과 날숨의 이산화탄소가 있고, 둘 다 들어왔을 때보다 엔트로피가 높아.
지구 전체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계야. 생명은 태양이 만들어 내는 에너지 차이를 이용해 자기 조직을 유지하는 국소적인 흔들림이지. 언젠가 태양이 고갈되어 그 차이가 사라지면 지구의 생명도 함께 끝나. 제2법칙이 그 끝의 지평선을 정해.
가장 아름다운 관점 가운데 하나
시간의 화살, 과거와 미래를 구별하는 감각, 깨진 유리가 되돌아오지 않는 이유, 죽음의 불가피성은 모두 한 법칙을 다르게 말한 것이야. 우주가 쇠퇴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야.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방향으로 움직일 뿐이지. 앞쪽이란 그저 에너지가 퍼져 나가는 방향이야. 기억과 생물학과 문명을 비롯한 모든 일은 그 길 위에서 벌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