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를 '정규분포 하나가 틀려서 생긴 사고'라고 쓰면 또 하나의 위험모형을 만드는 셈이야. 실제 위기는 모델, 인센티브, 레버리지, 주택시장, 유동성과 규제가 얽힌 시스템 실패였어."
VaR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Value at Risk, 줄여서 VaR는 주어진 기간과 신뢰수준에서 손실분포의 한 분위수를 요약해. 예를 들어 하루 99% VaR가 천만 달러라면 사용한 자료와 모형 아래에서 하루 손실이 천만 달러를 넘는 경우를 약 1%로 본다는 뜻이야. 넘어선 뒤 얼마나 더 잃을지는 알려주지 않아.
VaR를 계산하는 방법도 하나가 아니야. 정규분포와 공분산을 쓰는 모수적 방법도 있고, 과거 수익률을 다시 적용하는 역사적 시뮬레이션,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도 있어. 따라서 "VaR는 곧 정규가정"이라고 쓰면 틀려. 다만 어떤 방법이든 과거자료가 미래의 상태변화와 꼬리위험을 충분히 담지 못하면 위험을 작게 볼 수 있어.
위기에서 함께 드러난 취약성
- 주택과 신용위험의 잘못된 보정: 전국적인 주택가격 하락과 동시다발 부도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모형과 등급평가가 있었어.
- 상관관계의 상태변화: 지역과 상품을 나누면 안전하다는 믿음은 공통된 주택충격과 자금시장 경색 앞에서 약해졌어.
- 레버리지와 만기불일치: 단기자금에 의존해 장기·불투명 자산을 보유한 기관은 자금이 마르자 급히 자산을 팔아야 했어.
- 복잡성과 연결성: 증권화와 파생상품은 위험을 분산하기도 했지만 누가 최종 위험을 들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어.
- 인센티브와 감독: 대출취급, 등급평가, 보상구조, 자본규제의 빈틈이 위험을 계속 쌓이게 했어.
VaR와 정규근사의 한계는 이 목록의 중요한 일부지만 전체 원인은 아니야. 모형이 위험을 작게 보여도 레버리지와 자금조달 구조가 보수적이었다면 충격은 달랐을 수 있고, 반대로 좋은 꼬리모형도 잘못된 인센티브와 불투명한 연결망을 혼자 고치지는 못해.
왜 한 숫자가 위험한가
위기 전의 조용한 자료로 만든 하나의 숫자는 경영진과 규제자에게 통제감을 줄 수 있어. 하지만 신뢰수준 밖의 손실크기, 모형 자체의 불확실성, 여러 기관의 동시행동, 시장유동성의 붕괴는 그 숫자 바깥에 남을 수 있지. 그래서 VaR만 보지 말고 예상손실,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 분석, 레버리지와 유동성 지표를 함께 봐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