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T는 주문이 아니야. 어떤 합을 어떤 척도로 표준화했는지, 그리고 그 합에 맞는 정리가 실제로 있는지 확인해야 해."
교과서 CLT와 현실의 CLT
가장 먼저 배우는 고전적 중심극한정리는 독립이고 같은 분포를 따르는 확률변수, 그리고 유한한 분산을 가정해. 이 조건 아래에서는 표본 수가 커질수록 표준화한 합이나 평균의 분포가 정규분포에 가까워져.
하지만 독립이 아니면 곧바로 CLT가 실패한다고 말하면 틀려. 약한 의존이나 시간적 상관을 허용하는 중심극한정리도 많아. 더 극단적으로, 변수들이 서로 상관되어 있어도 결합분포가 다변량 정규분포라면 그 합은 표본 수와 상관없이 정확히 정규분포야. 핵심 질문은 단순히 "상관이 있나?"가 아니라 그 의존구조를 반영한 정리와 분산 계산을 썼나?야.
실패 모드 1: 공분산을 지운 표준화
독립일 때는 합의 분산이 각 분산의 합이지만, 의존성이 있으면 공분산 항까지 더해야 해. 양의 상관을 무시하면 실제 변동폭보다 작은 분모로 표준화하게 되고, 꼬리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어. 이건 "상관 때문에 종이 사라졌다"는 말과 달라. 분포 모양이 정규에 가까워도 잘못된 분산으로 계산한 z값과 꼬리확률은 틀릴 수 있어.
금융시장에서는 평상시 상관관계를 위기 때도 그대로 적용하는 일이 특히 위험해. 공통 충격, 유동성 고갈, 동시 매도가 자산 사이의 의존성을 키우면 평상시 공분산으로 만든 위험척도가 손실 가능성을 작게 보일 수 있지. 여기서 실패한 건 CLT 한 문장이 아니라, 상태에 따라 바뀌는 의존구조를 고정값으로 다룬 모델이야.
실패 모드 2: 무한분산과 다른 극한
분산이 유한하지 않은 분포에는 고전적 CLT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어. 예를 들어 꼬리지수 α가 2이하인 이상적인 멱법칙 분포에서는 합을 다른 방식으로 표준화해야 하고, 극한이 정규분포가 아니라 안정분포가 될 수 있어. 다만 실제 데이터가 유한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무한분산"이라고 단정하면 안 돼. 먼저 꼬리모형이 자료를 잘 설명하는지, 절단점은 없는지 확인해야 해.
실패 모드 3: 느린 수렴
분산이 유한하고 독립성도 그럴듯해도 원래 분포가 심하게 비대칭이거나 꼬리가 두꺼우면 정규근사가 아주 천천히 좋아질 수 있어. 흔히 외우는 "표본 30개면 충분하다"는 보편 법칙이 아니야. 중심부는 그럴듯해 보여도 우리가 실제로 궁금해하는 극단 꼬리에서는 오차가 오래 남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