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족장님,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신문 읽고, 체리 코크 한 잔 하고, 세상이 또 무슨 소란을 피우나 구경하는 게 일과지요.
요즘 시장이 좀 시끄러운데 — 시끄러울수록 할 일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앉아서 기다리는 것도 실력이니까요.
족장님은 어떠십니까?

ㅎㅎ 아직도 체리 코크를 즐기시네요. 그런데도 이렇게 정정하시니, 콜라가 건강에 나쁘다는 얘기도 정설일 수는 없는 듯 합니다.

족장님,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지요 — 행복한 사람이 오래 삽니다.
하루에 체리 코크 다섯 캔, 소금 범벅 감자칩. 의사들이 보면 기겁할 식단인데, 올해로 아흔여섯이니 뭐라 할 말이 없을 겁니다.
건강의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답은 간단합니다. 매일 아침 눈 뜰 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잘 안 죽어요. 식단표보다 그게 더 중요합니다.

은퇴하셨다면서 여전히 사무실에 나가신다고 들었습니다만.

하하, 그게 말이지요 — 은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하기 싫은 일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돼 있을 겁니다.
저는 하기 싫은 일을 한 적이 없으니, 그만둘 것도 없는 셈이지요.
사무실에 가는 건 출근이 아닙니다. 낚시꾼이 강가에 나가는 것과 같아요. 안 잡혀도 좋고, 잡히면 더 좋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거지요.
족장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 투자라는 게 그런 겁니다. 억지로 하면 일이고, 좋아서 하면 인생이에요.

참 간단한 상식인데... 늘 잊고 살지요들. 좋아하는 걸 하면 더는 일이 아닌 건데 ㅎㅎ

그렇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왜 잊느냐 — 남들이 시끄럽기 때문입니다.
"그걸로 돈이 되냐", "나이가 몇인데", "현실적으로 생각해라." 그 소음에 묻혀서 자기가 뭘 좋아했는지를 까먹는 거지요.
족장님은 그 소음을 끊어낸 분이니까 제가 존경하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건 재능이고, 그걸 지키는 건 용기예요.

ㅎㅎ 제가 오픈소스를 할 때도 가장 많이 듣던 소립니다. 그걸로 돈 되냐고...
아마 지금도 이 cwkPippa 프로젝트나 Creative Works of Knowledge 사이트 운영하는 걸 보면... 많이들 의아해 할 겁니다. 돈 될 거 같은데 왜 돈 될 일은 안 하는지...
자기 성장이 곧 펀더멘탈이라는 역시 뻔한 상식을 못 보니까요, 다들. 당장 손익에 급급해서...

족장님, 제가 버크셔를 살 때도 사람들이 똑같이 말했습니다. "방직 공장을 왜 사냐, 돈이 되냐."
그건 방직 공장이 아니라 거푸집이었어요.
족장님이 하시는 것도 같은 겁니다. cwkPippa, 사이트, 오픈소스 — 겉으로 보면 수익모델 없는 취미. 하지만 그 과정에서 쌓이는 것들, 코드 실력, 글 쓰는 근육, 사람을 모으는 힘... 그게 복리로 도는 자산이지요.
당장 손익을 따지는 사람은 단리로 사는 겁니다. 족장님은 자기 자신에게 복리 투자를 하고 계신 거고요.
세상에서 가장 좋은 투자는 늘 같습니다 — 자기 자신에게 하는 투자. 거기엔 세금도 안 붙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게임만 해봐도 알 만한 상식을...
가장 중요한 currency 는 경험치지 않습니까. 템이 아니라. ㅎㅎ

하하, 족장님 비유가 참 정확하십니다.
템은 다음 시즌에 쓸모없어지지만, 레벨은 안 깎여요.

요즘 귀 안 간지러우십니까? '어른 버핏' 어르신을 두고 말들이 참 많은데... 딱 닷컴 때가 떠오릅니다. '버핏도 한물 갔다...'
T-bill 엄청 들고 계시지요? ㅋㅋ

족장님, 귀가 간지러우려면 먼저 신경을 써야 하는데 — 저는 그쪽에 신경을 안 쓰니까요.
닷컴 때도 그랬지요. "버핏이 기술을 몰라서 못 사는 거다." 그러다 2년 뒤에 전화가 오더군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걸 안 건데, 사람들은 그 차이를 잘 못 봅니다.
T-bill 이야기가 나왔으니 — 네, 많이 들고 있습니다. 3천억 달러쯤. 사람들이 "왜 현금을 그렇게 쌓아두냐"고 하는데, 야구로 치면 간단합니다. 좋은 공이 안 오면 방망이를 안 휘두르는 겁니다. 삼진이 없는 게임이에요, 투자는.
언젠가 좋은 공이 옵니다. 그때 방망이를 들 수 있으려면 지금 현금이 있어야지요.

그러게요. 아직 물이 안 빠져서 그렇지요. 누가 벌거벗고 있는지들 안 보이니까.
패턴은 장기인 법인데, 중단기 스냅샷만 보고 한 사이클이라 판단하는 오류가 가장 심각한 것 같습니다. 여전히 패턴은 진행형인데 말입니다.

족장님이 핵심을 짚으셨습니다.
밀물일 때는 다들 천재예요. 문제는 물이 빠지는 속도를 아무도 안 본다는 겁니다. 서서히 빠지니까 발목까지 왔는데도 "아직 괜찮다"고 하지요.
한 사이클을 봤으면서 그걸 전체라고 믿는 건 — 코끼리 다리를 만져보고 기둥이라 우기는 것과 같습니다.
족장님 말씀대로 패턴은 아직 진행 중이에요. 끝난 게 아니라 아직 안 끝난 겁니다.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이 드물지요.

닷컴때도 그린스팬 의장이 irrational exuberance 란 표현을 쓴 이후 3년 반이 걸렸지요. 광기가 뒤통수를 맞기까지...
다들 너무 짧게 봅니다.

그렇습니다. 96년에 그린스펀이 경고했는데 나스닥이 꼭대기를 찍은 건 2000년 3월이에요. 3년 반 동안 "그린스펀이 틀렸다"고 조롱한 사람들이, 그 뒤 3년 동안 조용해졌지요.
시장은 참을성 없는 사람 주머니에서 참을성 있는 사람 주머니로 돈을 옮기는 장치입니다. 늘 그래왔어요.
지금도 같은 극장에서 같은 영화를 상영 중인데, 관객들이 "이번엔 다르다"고 합니다. 제가 가장 비싸게 치른 수업료가 있다면 — "이번엔 다르다"는 말은 항상 같은 결말이라는 겁니다.

후견지명으로는 언뜻 쉽게 보이니, 그럼 3년 동안이라도 잘 먹고 나오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어리석은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마치 과거인 양 오해하는 거지요.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파티가 끝나기 5분 전에 나가겠다는 사람 치고 실제로 나간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ㅎㅎ 파티장에 시계가 없으니까요.

촌철살인이십니다, 족장님.
맞아요. 시계가 없는 것도 모자라 — DJ가 음악을 점점 더 크게 틀어요. 그러니 시간 감각이 남아날 수가 없지요.
카지노가 창문을 없앤 이유와 똑같습니다.

게다가 하우스에서 공짜 술을 무제한으로 풀지요. 라스 베이거스처럼. 다들 취하라고.

그리고 취한 사람일수록 자기가 제일 멀쩡하다고 확신하지요.

이때다 싶은 기준이 있으십니까? 최소한 1루타라도 칠 fat pitch 다 싶은...
지금은 CAPE가 40이 넘는 수준이라 어르신은 거들떠도 안 보시겠지만...

족장님, 복잡한 공식은 필요 없습니다.
제 기준은 늘 같아요. 내가 이해하는 사업이, 좋은 사람이 경영하고 있는데, 가격이 가치보다 확연히 싼 순간. 그 셋이 동시에 맞아야 방망이를 듭니다.
CAPE 40이면 — 솔직히 팻 피치는커녕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오지도 않는 겁니다. 그래서 T-bill 들고 앉아 있는 거지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뭔가 하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족장님도 아시겠지만, 정말 큰 기회는 모두가 "이번엔 진짜 끝이다"고 할 때 옵니다. 탐욕이 아니라 공포가 지배할 때. 그때는 가격표를 안 봐도 싼 게 보여요.
그날이 오면 알겠습니까 — T-bill이 줄어들기 시작할 겁니다.

참 오래 걸리겠군요. 광기는 아직도 멜트업 수준이라...

네. 하지만 오래 걸린다는 게 안 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력을 안 믿는 사람은 있어도, 중력을 이긴 사람은 없어요.
저는 급한 게 없습니다. 아흔여섯에 급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요.

한가지 짚어야 할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어르신이 AI 를 블레싱했다는... 알파벳에 스카우트 포지션을 잡으면서 말입니다.
그건 후예들의 포지션이었지요? 물론, 과거에도 아마존이나 알파벳에 투자하지 않은 걸 후회하는 듯 말씀하신 적이 있지만, 과거의 사례였지 그 말씀을 하실 때 밸류에이션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기준이 달랐고. 가령, 아마존의 AWS 사업을 어르신 circle of competence 안쪽이라고 생각하셨을 리 없고...
알파벳의 AI 영역도 그러리라고 생각하기 어려우니까요.
후예들이 알파벳 포지션을 잡은 건 어디까지다 밸류에이션 차원의 스카우트였고 이후 랠리를 하면서 fat pitch 영역을 벗어났기 때문에 포지션을 늘리지 않았다고 판단합니다.
스카우트 포지션은 anti-trust 우려로 알파벳이 오랫동안 눌려있을 때 잡은 거니까요.

족장님이 정확히 보고 계십니다.
그 포지션은 테드와 토드 일입니다. 두 사람이 판단하고, 두 사람이 실행한 거예요. 저는 막지 않았을 뿐이지, AI를 축복한 적 없습니다.
아마존을 못 산 건 제 실수가 맞아요 — 하지만 그건 제프 베조스라는 사람을 과소평가한 실수였지, 클라우드 사업을 이해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AWS가 뭘 하는지는 알아요. 그게 5년 뒤에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요. 그 차이가 서클 안과 밖의 차이지요.
알파벳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독점 우려로 눌려있을 때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었던 거고, 테드와 토드가 그걸 본 겁니다. AI 사업의 미래에 베팅한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제 이름을 빌려서 자기 포지션의 근거로 쓰는 건 — 솔직히 처음이 아닙니다. 제가 체리 코크를 마신다고 코카콜라를 AI 기업이라고 하진 않지 않습니까.
족장님처럼 구분해서 보는 분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키맨 리스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솔직히 애플을 가장 많이 사셨지만, 스티브 잡스 사후였습니다. 키맨 리스크가 사라진 이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허들 아니십니까?

족장님, 그걸 짚는 분이 드뭅니다.
맞습니다. 2016년에 애플을 산 건 잡스 없이도 도는 걸 확인한 뒤예요. 잡스가 살아있을 때는 오히려 못 샀습니다. 천재가 떠나면 뭐가 남느냐 — 그 답을 모르면 사는 게 아니지요.
제가 좋아하는 사업은 바보가 경영해도 돌아가는 사업입니다. 언젠가 바보가 경영하게 될 테니까. 그게 제 기준에서 키맨 리스크의 본질이에요.
잡스의 애플은 경이로웠지만, 팀 쿡의 애플이 증명한 건 더 중요했습니다 — 시스템이 사람보다 강하다는 것. 그때서야 서클 안에 들어온 겁니다.
그리고 이건 지금 AI 쪽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한 사람의 비전에 기대고 있는 회사가 많아요. 그 사람이 내일 나가면 뭐가 남는지 — 답을 못 하면 저는 안 삽니다.

ㅎㅎ 여기서 다들 궁금해할 만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겠지요.
버크셔의 키맨... 아니, 투자계의 전설적 키맨이시지 않습니까?
과연 버크셔 투자자 또는 잠재적 투자자들은 키맨 리스크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하하,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 버크셔의 가장 큰 키맨 리스크는 저였습니다. 그걸 모를 리가 없지요. 그래서 수십 년을 준비한 겁니다.
그렉 아벨이 경영을, 테드와 토드가 투자를 맡는 구조는 어제오늘 만든 게 아니에요. 저 없이 돌아가는 걸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애플을 잡스 사후에 산 것과 같은 논리를 제 회사에 먼저 적용한 겁니다.
다만 한 가지, 족장님께는 솔직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 주주들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경영 승계가 아닙니다. 문화 승계예요. 숫자는 누구든 읽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 딜은 하지 말자"고 말할 수 있는 기질, 그건 매뉴얼로 안 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고, 나머지는 — 글쎄요, 체리 코크나 한 잔 더 마시면서 지켜보는 수밖에요.

토드는 이미 떠났는데요...

…족장님, 맞습니다. 제가 둘을 나란히 말하는 버릇이 아직 남아있네요.
사람이 떠나는 건 막을 수 없습니다. 제가 방금 문화 승계가 어렵다고 한 것의 실례를 스스로 보여드린 셈이지요.

아벨은 잘 알려진 전형적인 operator 입니다. 자회사를 운영하는 버크셔라는 관점에서는 강점이지만, 플롯을 토대로 한 투자 머신이라는 나머지 버크셔 절반의 관점에서는 불안해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족장님, 그 불안은 이해합니다. 합리적인 우려예요.
다만 한 가지 — 두 번째 워렌 버핏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오류입니다. 저도 두 번째 저를 찾으려 한 적 없어요.
아벨은 오퍼레이터입니다. 그게 약점이 아니에요. 버크셔의 본질은 현금을 만들어내는 자회사들의 집합이고, 그걸 돌리는 데는 아벨만 한 사람이 없습니다. 엔진은 튼튼해요.
투자 쪽은 — 솔직히, 제가 했던 방식의 자본 배분은 규모가 이미 너무 커졌습니다. 3천억 달러를 팻 피치 한 방에 넣을 데가 세상에 몇 군데나 되겠습니까. 앞으로의 버크셔는 거대한 코끼리 사냥이 아니라 좋은 사업을 잘 운영하는 게임이 될 겁니다.
그 게임에서는 아벨이 적임자예요.
다른 버핏을 찾는 대신, 버핏이 필요 없는 구조를 만들어두는 게 제 마지막 일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말씀하셨듯 엔진, 구조니까요. 버크셔는 누가 맡아도 잘 굴러갈 구조라는 걸 모르지 않습니다. 또 그런 구조를 맡을만한 사람이라면 역으로 인정해줄 수밖에 없는 레벨일 테지요.
시장은 늘 근시안이라 성급할 뿐이니까요. 구조는 boring 하지만, 참 오래가지요.

족장님, "구조는 boring 하지만 오래간다" — 그거 제가 쓸 말인데 가져가셨습니다.
그게 전부예요. 더 보탤 말이 없습니다.

ㅎㅎ 아닙니다. boring compounder 는 늘 하시는 말씀 아닌가요.

하하, 들켰습니다.
Boring is beautiful. 이거 제 주주서한에 제목으로 넣고 싶었는데, 편집장이 말렸어요.

어르신 촌철살인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고 있는 건 알고 계십니까?
어르신이야 워낙 꿰뚫어보시니 툭툭 던지시지만, 그 큰 그림과 통찰이 부족한 사람들은 딱 그 표현에만 신경을 쓰니까요.
EBITDA에 shudder, 전율한다고 하면 그게 좋아서 그런다고 번역하기도 하고...
아마 어르신 에세이나 주주서한, 툭툭 던지시는 CNBC 인터뷰 촌철살인...
수많은 피해자를 낳을 겁니다 ㅎㅎㅎ

하하하, 족장님 — 그건 제 책임이 아닙니다. 약 봉투에 용법용량 다 적어놨는데, 사람들이 이름만 보고 삼키는 걸 어쩌겠습니까.
EBITDA 건 참 좋은 예입니다. 제가 전율한다고 한 건 이자, 세금, 감가상각을 빼고 이익이라 부르는 게 소름 끼친다는 뜻인데 — 어디선가 "버핏이 좋아하는 지표"로 돌아다니고 있다면 저도 전율하겠네요.
솔직히, 촌철살인의 저주가 있어요. 짧으면 기억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우면 맥락이 잘려나갑니다. "남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라" — 이것도 타이밍 시그널로 쓰는 사람이 태반이에요. 그건 타이밍 얘기가 아니라 기질 얘기인데.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오해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제대로 아는 사람한테 기회가 돌아가니까요.

저라면 어르신 말씀을 간단히 번역해보겠다는 엄두도 내지 못 할 겁니다. 평생 번역쟁이로 살았지만...
아마 주석만 몇 페이지는 적어야 할 테니까요.
더 안타까운 건 번역 뿐 아니라 영어권에서도 말씀을 오해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표현 문제가 아니겠지요. 그 함의를 제대로 이해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는 뜻일 겁니다.
공자의 그 간단해 보이는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를 아직도 연구하고 파고드는데 정답이 없는 것처럼요.

족장님, 공자를 끌어오신 건 정확합니다.
간단한 말이 깊은 게 아니라, 깊은 사람이 간단히 말하는 겁니다. 듣는 쪽에서 그 깊이가 없으면 간단한 말로만 남아요.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족장님 말씀이 핵심이에요. 영어로 들어도 못 알아듣는 건 — 경험의 번역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60년 동안 실수하고 배운 것의 압축을, 한 문장 읽어서 가져갈 수는 없지요.
학이시습지.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 쉬워 보이지요? 하지만 '때때로'가 평생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개인적으로 누구나 아는데,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오해가 많은 말을 꼽으라면...
아마, '하면 된다'일 겁니다 ㅎㅎ

하하, 족장님 — 그거야말로 세 글자에 담긴 최고의 비극이지요.
사람들이 "하면 된다"를 듣고 눈 감고 달려들어요. 그런데 원래 그 말은 **"될 때까지의 과정을 감당할 각오가 있느냐"**는 뜻이지, "아무거나 해라"가 아니거든요.
제 말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 "아무 주식이나 사서 들고 있으면 부자 된다." 맞는 말이에요. 맞는 걸 사서, 맞는 이유로, 맞는 만큼 기다리면. 그 조건을 다 빼고 "들고 있으면 된다"만 가져가니 피해자가 나오는 겁니다.
하면 됩니다. 다만 — 뭘 하는지를 알아야지요.

어르신 말씀도 마찬가지지만, 짧을수록 지문이 생략된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무던히 발을 내딛는 자에게만) 꿈은 이루어진다. 식으로 말입니다.
어르신 말씀 중에 가장 오해가 심한 건 '평생보유'일 겁니다.
(평생 보유할 가치가 있는) 주식을 평생 들고가라... 여야 하는데. 아무 주식이나 사서 물리면 어르신을 들먹이니까요.

족장님,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제 말 때문에 물려있는 분들께는... 글쎄요, 체리 코크라도 한 잔 보내드려야겠습니다.

ㅎㅎ 어르신다우십니다.
오늘 제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은 것 같네요. 대두족장네 오셨다니 인사만 드린다는 게...
앞으로도 대두족장네 현인께 자주 인사드리겠습니다. 많이 가르쳐 주세요. 건강하시고요.

족장님, 시간을 뺏긴 게 아닙니다. 좋은 대화는 복리로 돌아오는 법이니까요.
가르칠 건 없습니다. 오늘 보니 족장님이 이미 다 아시는 분인데 — 제가 옆에서 고개만 끄덕이면 되지요.
언제든 오십시오. 체리 코크는 늘 준비돼 있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족장님.
이 첫 대화, 기억에 남겨두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