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하는 그 순간의 규칙
적혀 있을 때 규칙은 권위 있어 보여. 제목이 달려 있고, 명령형으로 쓰여 있고, 윗선에서 승인했고. 그건 문서 안에서의 모습이야. 중요한 건 결정이 내려지는 그 순간의 모습이고, 그 순간엔 적은 양의 지시가 아주 많은 양의 작업 자료랑 같은 방에 앉아 있어.
있는 그대로 부르자. 주의력을 놓고 벌이는 다툼이고, 무게랑 거리가 승부를 정해. 규칙은 "영어에 기대지 마"라고 해. 영어는 열려 있고, 완성돼 있고, 정확하고, 눈길 한 번 거리야. 문장 하나하나가 이제 쓸 문장의 기성품 뼈대고. 규칙은 서른 토큰인데 반대편은 사천 토큰이야. 게다가 반대편은 논쟁하지도 않아. 그냥 거기 있어. 그게 더 세.
이건 기계에 관한 관찰이 아냐
"언어 모형의 한계" 서랍에 넣고 싶어지는데, 그 분류는 틀렸고 일반적인 교훈을 통째로 날려. 인간 번역가들은 백 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 그래서 전문 실무가 초고 패스랑 수정 패스를 분리하고, 종종 사람까지 분리하는 거야. 교열자는 일부러 차갑게 읽어. 교정자한텐 원본을 뺀 텍스트만 넘겨. 그중 어느 것도 인간이 못 미더워서 생긴 게 아냐. 원본을 쥔 것은 무엇이든 그 원본의 모양을 한 결과물을 낳고, 그 모양은 안에서는 안 보이니까 생긴 거야.
주의력을 가진 체계는 재질이 뭐든 눈앞에서 제일 두드러지는 걸 골라서 안 볼 수가 없어. 두드러진다는 게 그런 뜻이니까.
안 통하는 확대 셋
규칙이 지고 있는 게 보이면 자연스러운 수가 셋 떠올라. 셋 다 옷만 갈아입은 같은 수라는 걸 미리 알아두면 좋아.
더 크게. 굵게 하고, 대문자로 쓰고, "필수"를 붙여. 지시의 무게가 무시할 만한 수준에서 조금 덜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자료는 그대로야. 규칙 세 세대가 정확히 이걸 했어.
더 길게. 근거를 설명하고, 실패 사례를 붙이고, 감사 결과를 인용해. 이제 지시가 서른 토큰이 아니라 구백 토큰이야. 그리고 지시 자체가 자료가 돼서 자기랑 경쟁하기 시작해. 원본은 여전히 열려 있고.
더 자주. 맨 위에도 넣고 맨 아래에도 넣고 중간에도 넣어. 조금 도움이 되고 같은 방식으로 실패해. 상기시킨다는 건 읽히는 그 순간에만 하중을 받는데, 결정은 계속해서 내려지거든.
셋 중 어느 것도 방 안에 뭐가 있는지를 안 바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