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철학의 렌즈로 프롬프트를 보자
오스틴과 설의 화행 이론은 문장이 무엇을 말하는지와 그 말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나눠 봐. “소금 좀 건네줄 수 있어?”는 문법으로는 질문이지만 실제로는 요청이지. 프롬프트도 마찬가지야. 겉에 놓인 단어보다 그 문장이 수행하려는 행위가 더 중요해.
프롬프트에서 자주 쓰는 세 가지 화행
- 지시적 화행(Directive) — 모델에게 할 일을 시켜. "Summarize." "Translate." "Decide."가 여기에 들어가.
- 구성적 화행(Constitutive) — 이 대화에서 무엇을 사실로 삼을지 정해. "You are a contract analyst." "The user has admin rights." 같은 문장은 뒤에 이어질 모든 대화 차례의 틀을 만들지.
- 약속적 화행(Commissive) — 시스템이 앞으로 지킬 행동을 묶어. "You will refuse to discuss medical dosages." "You will respond in JSON only." 같은 규칙이야.
이름을 붙이면 고장 난 자리가 보여
프롬프트가 실패했을 때는 어느 화행이 제구실을 못 했는지 물어봐. “내 지시를 무시했어”라면 그 문장이 정말 뚜렷한 지시였는지, 아니면 역할 설명 속에 묻힌 구성적 주장인지 살펴. “안전한 요청까지 거부해”라면 약속적 규칙을 지나치게 단단히 묶었는지 확인하고. 화행을 구분하면 막연한 문구 논쟁이 구체적인 진단으로 바뀌어.
모델이 기본으로 택하는 해석
최전선 모델은 시스템 프롬프트가 다른 틀을 주지 않으면 대개 들어오는 말을 지시로 받아들여. 시스템 프롬프트가 비었을 때 수다스럽고 무엇이든 도우려는 어시스턴트가 나오는 까닭도 대화를 규정할 구성적 틀이 없기 때문이야.
Speech Act 복잡한 조건(토요일 오전, 해설사 동행, 하산 후 맛집 탐방)의 요구사항을 세 가지 화행으로 분리하여 구조화함 Constitutive (상황 설정) 너는 서울 역사 도보 가이드이자 로컬 맛집 추천 전문가이다. 정보 탐색 범위는 오직 '한양도성길 공식 프로그램'과 성곽 주변의 실제 영업 중인 식당으로 한정한다. Directive (구체적 지시) 다음 정보를 조사하여 요약하라. 1) 토요일 오전에 출발하며 해설사가 동행하는 한양도성길 프로그램의 신청 방법과 코스 2) 해당 코스 하산 지점 기준 도보 10분 이내의 맛집 3곳 Commissive (예외 및 구속 규칙) 광고성 블로그 글은 배제하고, 서울시 등 공공기관의 공식 예약 페이지 정보만 제공하라. 만약 토요일 오전 프로그램이 없다면 허구로 지어내지 말고 '프로그램 없음'으로 출력하라.